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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형사칼럼] 하지 말아야 할 수사
등록일 2023. 06. 08.

 

[형사칼럼] 하지 말아야 할 수사

 

박상융 변호사

 

수사는 경찰, 검찰의 힘이고 권한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이러한 수사 중 다음과 같은 수사는 하지 않거나 피해야 할 수사라는 생각이다.

 

1. 별건수사

 

수사를 해야 할 범죄로 수사를 하다가 범죄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별건으로 먼지털기식 수사를 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검찰에서 경찰관을 상대로 뇌물혐의 수사를 하다가 뇌물혐의가 드러나지 않거나 뇌물혐의 적용이 약해 기소가 어렵다고 판단한 경우에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 별건으로 수사를 한 것을 보았다.

 

이러한 수사는 정말 피해야 한다. 먼지털기식 별건수사로 인해 당사자 개인 나아가 가족이 직장, 사회에서 매장되거나 심지어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다.

 

2. 끼워맞추기식 수사

 

수사개시를 하면서 수사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러한 대상자를 기소 또는 구속을 목표로 수사를 한다. 이러한 수사는 나중에 당사자 출석조사를 하면서 당사자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도 수사관이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미리 사전에 각본을 정해 놓고 증거(진술, 서류 등 문건)를 억지로 혐의에 맞춰 적용한 후 당사자를 출석시켜 조사한다.

 

이러한 끼워맞추기식 수사는 당사자를 서서히 압박하면서 아무리 부인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주지시킨 후 마지막에 구색을 갖추기 위해 조사하는 것이다.

 

3. 표적수사

 

대상자를 정해 놓고 수사를 한다. 그 대상자에 대한 혐의와 신병까지도 정해 놓고 수사를 한다. 그 과정에서 대상자의 친/인척, 부하직원 등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 통신자료조회를 한다.

 

대상자의 친/인척, 지인, 직원들의 조사와 관련하여 당신은 수사대상자가 아니니 대상자에 대한 혐의 관련 시인하는 진술을 하면 처벌하지 않거나 불구속 선처를 해주겠다는 말도 한다.

 

4. 압박, 겁박식 강압수사

 

수사과정에서 압박은 없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압박, 겁박을 준다. 굳이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참고인을 상대로 출석을 하게 하거나 거의 매일 출석조사를 한다. 그것도 출석을 하면 10시간이 넘게 장시간 조사를 한다. 당사자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도 한다.

 

진술녹화실에서 조사를 한다고 하지만 조서에 기재되지 않은 내용도 있다. 진술녹화 자료는 법정에서 재현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5. 투망식 벌려놓기 수사

 

당초 의도했던 혐의 적용이 어려우면 다른 것들도 적용하려고 투망식 수사를 한다. 광범위한 계좌추적, 압수수색, 관련자 소환조사 등으로 벌려놓기식 수사를 한다. 자료만 압수했지 분석은 제대로 하지 않는다. 자료를 쌓아 놓기만 한다. 2년 전 압수수색해 놓고 수사 결론을 내지 않는다. 그저 수사중이라고 한다.

 

혐의적용이 안 되니 수사와 관계가 없는 행정법규 등을 적용한다. 이러한 투망식 수사에 걸리면 개인은 물론 기업도 망한다. 기업만 망할까,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도 실직한다.

 

6. 수사관 개인 성과올리기 업적쌓기(특정인 실적 몰아주기 수사) 수사

 

특별단속, 기획수사 관련 실적올리기식 수사를 한다. 조직범죄로 몰아, ○○파로 몰아 행동대장, 행동대원, 강령까지 만든다. 계보, 계파도 만든다. 조직폭력배 이름 중에 ○○식구파가 많은 것이 그러한 의심을 낳게 한다. 높은 계급으로 승진할 사람을 승진시켜야 되기 때문에 실제 고생한 직원들은 승진도 안 된다.

 

7. 책임면피(나몰라라식)식 수사

 

수사는 벌려 놓고 송치 등 수사결론을 내지 않는다. 나몰라라식 수사다. 입으로 수사를 하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다. 수사회의에서 마치 자신이 전문가처럼 범인을 다 잡은 것처럼 말해 놓고 실제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다. 강력사건 수사회의에서 탐문, 현장, 감식수사가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전혀 엉뚱한 수사지시만 한다. 이로 인해 정말 초동수사 과정에서 해야 할 현장주변 탐문, 감식수사를 소홀히 하게 된다.

 

8. 언론흘리기식 수사

 

수사과정을 자신이 아는 언론에 슬슬 흘린다. 언론이 수사를 하고 수사는 언론에 끌려다닌다.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 윗사람 관심을 받으므로 승진을 하기 위해 하는 경우도 있다.

 

9. 특진에 눈이 먼 수사

 

수사관 개인 승진, 특진에 눈이 멀어 개인수사를 한다. 수사자료를 공유하거나 공조를 하지 않는다. 수사회의 때 중요한 정보는 숨긴다. 회의 때 공개하면 다른 사람에게 공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어떤 특정인을 미리 승진시키기 위해 특진 대상자를 정해 놓고 수사를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다른 수사관들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10. 장기미제 수사

 

수사개시만 했을 뿐 결론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압수수색, 계좌추적, 관련자 사실조회, 출석조사 등만 했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특히 당사자 등 관련자가 많은 사건의 경우에는 심하다. 경찰도, 검찰도 마찬가지다. 다른 수사관에게 어떻게 하면 떠밀려고만 한다.

 

11. 수사관 개인 고집불통 수사

 

자신이 마치 수사에 정통하고 법률에 정통한 사람처럼 과시하듯 수사를 한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잘 듣지 않는다. 영웅심, 정의감에 불타 수사를 한다. 조사받는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내세운다. 팀장, 과장이 사실관계, 증거, 법적용을 지적, 보완수사를 하면 윗선에서 마치 빽(?)을 받아 지시하는 것처럼 호도한다.

 

이러한 수사에 당하면 정말 처벌받아야 할 사람이 처벌받지 않고 처벌받지 않거나 처벌받을 필요가 없는 선량한 사람 또는 기업이 피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수사관들이 위와 같은 수사를 하지 않도록 팀장, 과장 등 지휘관들이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